와인을 넣고 요리하는 일은 오래도록 고급 요리의 상징으로 대접받아 왔어요. 진한 뵈프 부르기뇽부터 소박한 화이트 와인 파스타 소스까지, 와인은 접시에 깊이와 산미와 복합미를 더해 주죠. 그런데 그 대단한 명성에 비해, 와인 요리에는 속설이 유난히 많이 껴 있어요. 이제 진실의 코르크를 열고, 그 안의 원리를 들여다보고, 부엌에서 와인을 제대로 쓰는 법을 알아볼게요.
속설 1: 알코올은 다 날아간다
열이 알코올을 줄이는 건 맞아요. 하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아요. 얼마나 남느냐는 조리법과 시간, 온도에 달렸어요. 플랑베를 하거나 잠깐 끓이면 10분 뒤에도 알코올의 75%까지 남아 있을 수 있어요. 몇 시간을 뭉근히 졸여도 5% 남짓은 버티고요. 뚜껑을 덮은 냄비는 열어 둔 냄비보다 더 많이 붙잡아 둬요. 술을 피하는 손님에게 와인 소스를 낼 생각이라면, 이 미묘한 과학을 기억해 두세요. 미리 말하자면, 플랑베는 접어 두는 편이 안전해요.
속설 2: 요리용 와인이 정답이다
식초 코너 옆에 “요리용 와인”이라고 적혀 있는 병들, 대놓고 숨어 있는 악당이에요. 보존료와 감미료, 소금이 잔뜩 들어 있거든요. 정성껏 만든 요리에 맛 낸 바닷물을 붓는 셈이죠. 그러지 말고 실제로 마실 만한 와인을 쓰세요. 기억하기 쉬운 기준 하나. 잔에 따라 마시기 싫은 와인이라면, 냄비에 넣을 이유도 없어요.
속설 3: 비싼 와인이어야 한다
오늘 초대한 손님들 이마에 미쉐린 별이 새겨져 있는 게 아니라면, 통장을 축낼 필요는 없어요. $10에서 $15 사이의 와인이면 충분히 훌륭하게 일해요. 어차피 가열하면 와인의 풍미가 달라지고, 엘더플라워나 시더 같은 섬세한 노트는 열 앞에서 흩어지거든요. 그보다 중요한 건 균형이에요. 지나치게 달거나 타닌이 센 와인은 요리를 잡아먹어요. 값비싼 보르도는 냄비가 아니라 잔으로 보내 주세요.
속설 4: 붉은 고기엔 레드, 흰 고기엔 화이트
이 오래된 지침은 세상을 너무 단순하게 봐요. Pinot Noir는 닭고기나 칠면조와 근사하게 어울려요. 특히 흙내음이나 버섯이 끼어 있을 때요. 풀 바디 Chardonnay는 돼지고기나 송아지고기를 레드 못지않게 잘 받쳐 주고요. 요리가 어디서 왔는지도 생각해 보세요. 이탈리아 요리는 고기 종류와 상관없이 이탈리아 와인과 가장 잘 맞는 경우가 많아요. 색깔 말고 풍미를 따라가면서 실험해 보세요.
속설 5: 와인은 아무 때나 넣어도 된다
아무 때나 팬에 와인을 들이붓는 건 실망으로 가는 지름길이에요. 일찍 넣으면 알코올이 날아가고 풍미가 녹아들어요. 뭉근히 익히는 브레이즈나 스튜에 좋죠. 늦게 넣으면 산뜻한 산미가 살아나지만, 알코올 맛이 그대로 남을 위험이 있어요. 가장 무난한 건 조리 중간에 넣는 것. 그래야 균형이 잡혀요.
속설 6: 요리할 땐 타닌이 상관없다
타닌은 졸이는 동안 농축돼요. 과하면 요리가 써지고요. 섬세한 요리에 Cabernet Sauvignon처럼 타닌이 센 와인은 피하는 게 좋아요. Merlot이나 Grenache처럼 타닌이 적당한 레드를 고르세요. 망설여진다면 음식과 두루 잘 지내는 Pinot Noir가 안전해요.
속설 7: 딴 와인은 요리용으로 언제까지나 쓸 수 있다
코르크를 여는 순간 시계가 돌기 시작해요. 산화가 풍미를 바꿔 놓고, 며칠만 지나면 멀쩡하던 와인도 시어져요. 병을 단단히 막아 냉장고에 넣고 5일 안에 쓰세요. 그 이상 넘어가면 소스에서 와인이 아니라 식초 맛이 날지도 몰라요. 한 가지 요령. 남은 와인을 얼음 틀에 얼려 두면, 소스나 수프에 풍미가 필요할 때마다 한 조각씩 꺼내 쓸 수 있어요.
와인 요리, 프로의 요령
단 와인은 요리를 덮어 버릴 수 있어요. 레시피가 단맛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면 드라이한 화이트나 레드를 고르세요.
와인을 뭉근히 졸이면 풍미가 진해지면서 소스의 근사한 바탕이 만들어져요.
산미가 고기를 부드럽게 풀어 주고 풍미까지 끌어올려요. 1인 2역을 해내는 재료죠.
요리에 쓴 와인을 잔에도 따르면 식탁 전체가 하나로 이어져요.
이제 불을 켜요
와인 요리는 액체를 한 국자 더 붓는 일이 아니에요. 맛을 켜켜이 쌓아 접시에 깊이와 복합미를 입히는 일이죠. 그러니 한 병(혹은 두 병) 꺼내서 실험해 보세요. 마음껏 엉뚱해져도 괜찮아요. 어차피 와인으로 요리하는 일은 와인을 마시는 일만큼 즐거워야 하니까요. 물론 그 둘을 동시에 하는 건 조금 다른 문제지만요. 맛있는 식탁과 산산조각 난 속설들을 위하여, 건배!